환율 하락, 엎친 데 덮친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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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 엎친 데 덮친 한국 경제
  • 백호현 기자
  • 승인 201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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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의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 수출둔화가 또다시 내수부진 지속

한국경제에 저성장의 먹구름이 드리워진 가운데 최근 환율 하락이 저성장을 더욱 고착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계부채 등으로 소비 여력이 급속하게 위축된 상황에서 성장의 한축인 수출마저 타격을 입을 경우 전체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분석이다. 한마디로 엎친데 덮친 격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서 급속한 변동을 막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4%. 수출의 순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2.6%포인트에서 올해 1.2%포인트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 둔화가 성장률 저하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그만큼 수출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내년 수출의 순성장 기여도는 1.8%포인트로 올해보다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저하로 장밋빛 전망이 잿빛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리나라 수출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수출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많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수출액이 둔화하는 게 가격하락 때문이란 설명이다.

실제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D램(2Gb)의 수출단가가 전년대비 올해 27.7% 하락한 것을 비롯해 낸드플래시(32Gb) -24.0%, LCD패널(46인치) -8.5%를 기록 중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성장을 주도하는 ICT(정보통신기술)산업은 변동성이 크고 지속성이 낮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ICT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이른다.

이 산업은 대부분 해외수요에 의존한다. 따라서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해외수요가 축소되고 환율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지면 우리 경제가 더욱 추락할 수 밖에 없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우리나라로 외국자본이 들어오고 있는데다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면서 "1100원 아래로 떨어지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수출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내수의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수출 둔화가 또다시 소비 위축을 불러오면서 전체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는 "최근 수출 감소세가 다소 완화했으나, 투자를 중심으로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내수가 부진해지자 지식경제부는 무역금융 확대와 수출 마케팅 지원에 나서면서 수출증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사정은 녹록치 않다. 지경부는 "주요국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4분기에도 수출 여건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에 따른 불안감과 높은 실업률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EU(유럽연합) 수출은 지속적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은 각각 경기회복 지연, 성장 둔화에 시달리고 있다.

BoA메릴린치는 올해 초 투자전략보고서에서 "위험자산 선호현상과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원화 절상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환율이 1000원대로 떨어지면 자동차, 정보기술(IT) 등의 산업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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